2020년 회고

Overall…

2020년은 행복한 한 해였다.

생각했던 것들을 행동으로 옮겼다.
행동했던 것들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좋은 결과는 나를 더 많은 좋은 기회들과 좋은 인연들로 이끌었다.

그러면 완벽한 한 해였을까?
그건 또 아니였다.
생각했던 것 처럼 흘러가지 않았던 일들도 있었다.

그래도 후회되는건 없다.
선택의 기로에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했다.
편법을 쓰지 않고 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
힘든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내 쇼트텀 목표와 롱텀 목표에 도움이 되는 길을 골랐다.

만약 혼자서 모든 것을 헤쳐내려고 했었으면, 지금 이렇게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해에는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또 여럿 알고만 지내던 분들과 깊은 인연이 새롭게 생겼다.

멋진 분들!
항상 제가 힘들 때 바로잡아주시고 흔들릴 때 방향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한 해 함께 멋진 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영광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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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함

2020년에는 혼자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들이 많았다.

혼자서는 시간과 힘이 없어서 생각도 못했을 일들,
혼자서는 견뎌내지 못하고 포기했을 일들…

서로에게 힘이 되주면서
함께 힘든 일들을 함께 헤쳐나가고 멋진일을 해냈다.

이러한 과정에 배움도 많았고 너무나도 귀한 인연들을 만들게 되었다.

신기했던 건, 많은 분들과 원래는 SNS로만 알던 사이였던 것이다.
페이스북으로 친구추가만 되어있고 얘기는 한번도 못 해본 사이라던지…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는 게 너무 신기하고…
그리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나도 감사하다 😍
내년도 함께 멋진 일해요!!


Visual SLAM 전액 기부 라이브 세미나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끌벅적했다.
2019년 말 부터 진행했던 ORB-SLAM 스터디도 중단되어야 했었다.
SLAM KR 커뮤니티로부터 모셨던 연사님들과 50명의 참여 인원분들께 너무 죄송했다 ㅠㅠ…

혼자 SLAM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항상 든다.
이 재밌는걸 혼자만 한다고??
ORB-SLAM 스터디도 함께 SLAM 할 사람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시작했는데… 아쉬웠다.

그러던 와중 게임 방송에서 기부 미션을 하는 것을 보았다.
마침 나라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거면 사람들을 SLAM에 끌어들일 수 있겠다!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SLAM에 관련된 YouTube 라이브 세미나를 2번 진행해봤다.
처음하는거라… 도네이션 시스템, 컨텐츠 배정, 방송환경 셋팅 등등 준비할게 많았다.
시간을 많이 넘긴 것만 빼면 생각보다는 잘 되었다. (논스탑 5시간, 4시간 라이브는 쉽지 않았다)

기대했던 것 보다 더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굉장히 뿌듯했다.
동시 접속자 100명의 힘을 받아 총 643,000원을 전국재난구호협회에 기부했다.
그리고, 기술 세미나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가능하다고 확신이 들었다.


전액 기부 라이브 세미나 (with 어나인 커뮤니티)

ANAIN 커뮤니티 주최의 2019년 연말 파티에서 ‘200명이 넘는 전액기부 행사를 해보고싶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런 행사가 실제로 가능한지는 Visual-SLAM 라이브 세미나에서 이미 검증이 되었다.
좀 더 큰 스케일로, 기술 커뮤니티가 정말로 사회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익숙한 딥러닝 컴퓨터 비전 커뮤니티에서 연사님들을 모집했다.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시는 분들, 비전공자의 이목도 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분들…
전액기부라는 부담스러운 자리임에도 많은 분들이 연락드렸을 때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컴퓨터 비전 커뮤니티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는 무엇일까?
결국 우리는 어떤 시각적인 시스템을 만드는데,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눈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나인 쪽에서 추천해주신 ‘우리들의 눈이라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예술 교육 단체를 전액 기부 대상으로 정했다.

비전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컴퓨터 비전 분야를 커버하였다.
딥러닝 이론, 딥러닝 앱 개발, GAN, 모델 압축/양자화, LiDAR SLAM, Visual-SLAM이 주제였다.
나는 ‘딥러닝 없는 컴퓨터 비전: 증강현실과 SLAM‘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서 참가하신 분들께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얻어가셨길 바란다.
총 875,000원이 기부되었고, 멋진 분들과 함께 의미있는 일을 했다는 점이 굉장히 뿌듯하다.

기존의 기술 세미나들은 장소 대관 및 케이터링 등을 위해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언택트 세미나의 경우에는 장소 대관 및 케이터링이 필요하지 않은데, 이러한 차이점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번과 같은 기부를 유도하는 기술 세미나가 좀 더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사실 이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상태가 너무 시시각각 변했다.
몇달의 시간동안 행사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고, 연사진도 바뀌었고, 방식도, 기부대상도 바뀌었다.
긴 기간동안 많은 변화에 지칠만도 한데, 끝까지 믿어주시고 함께 해주신 어나인 커뮤니티 운영진 분들과 연사진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 😌


SLAM 오픈카톡방

작년 11월에 “저희는 SLAM 마스터가 될겁니다“ 라는 오픈카톡방을 개설했다.
본래 목적은 ORB-SLAM 스터디를 위한 소통 창구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스터디가 중단되었다.
그럼에도 인원들은 점차 늘어났고, 현재는 SLAM 공부 관련 질답과 SLAM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친목의 장으로 바뀌었다.

현재 인원은 약 480명 정도인데, 다행이도 내가 생각했던 카톡방의 분위기가 잘 유지되고 있다.
카톡방의 성격에 대해 논쟁을 벌인적도 아직 없다.
평소에 잡담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열띈 토론을 할 때는 몇백개씩 메세지가 쌓이기도 하는데,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카톡방에는 국내 로봇이나 드론 기업의 대표님과 여러 종사자 분들이 계신다.
어느정도 SLAM과 비전에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Visual, LiDAR, 자동차, 드론, 딥러닝 등등 전문 분야가 다양한 편이다.
또, 특정 마이너한 기술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 있어서 (e.g. CUDA, AHRS 항법), 이야기 물꼬가 터질 때는 굉장히 유용한 정보가 많이 나온다.
학생일 때 ‘이런 커뮤니티가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했던 대로 만들어진 것 같아서 뿌듯하다.

나는 이 톡방이 SLAM을 처음 공부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SLAM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시려는 분들은 많지만, 실제로 제대로 하시는 분들은 정말로 찾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는 SLAM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어디서부터 공부해야할지 감을 잡기조차 어려운데, 국문으로 된 자료는 거의 없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카톡방과 같은 커뮤니티가 이 부분을 어느정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미래에는 국내에 SLAM 하시는 분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이 카톡방을 통해 많은 이득을 얻고 있다.
톡방의 멤버분들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기술에 인사이트를 얻었고,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도 여러 조언을 받고 있다.
새롭게 생긴 인연들도 있었는데, 함께 해주심에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성장하고 서로로부터 배웠으면 좋겠다.


SLAM 풀잎스쿨

겨울에 3달동안 모두의 연구소에서 ‘슬기로운 SLAM 스터디 - Visual odometry & 3D Vision 구현!‘ 이라는 스터디를 운영했었다.
꽤나 빡빡한 스터디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참여를 희망하셨고, 총 16명을 선정하여 진행하였다.
최후의 순간에는 10명이 남아주셨는데, 2019년 말 의료영상 스터디에서 50%가 남은 것 보다는 더 나은 결과라고 본다.

스터디를 통해 정말 다양한 부분으로 발전한 것 같다.

  • 회사에서 하던 Windows 환경 개발이 익숙해지다보니 Linux 환경에서의 개발이 부담감이 있었다.
    그리고 스터디원들로부터 ‘SLAM 제대로 할꺼면 리눅스 밖에 답이 없습니다’를 듣고 시작하게 되었다.
    Bash 및 CLI, gcc, CMakeLists, 에디터, ROS 등등 ‘언젠가는 해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들에 도전하게 되었다.
    Vim + Tmux 조합은 너무 멋있어보였다 ㅋㅋ
    실제로 Windows + MSVC로 안될건 없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부담감을 느끼고 어려워하던 분야로 발을 내딛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 위와 비슷한 이유로, 오픈소스 SLAM 알고리즘들도 직접 뜯어보게 되었다.
    1년 전에 봤을때는 분명 너무 어려웠고 이해가 안가던 코드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론 베이스가 좀 쌓이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잘 읽히게 되었다.
    더 이상 오픈소스 SLAM 알고리즘을 뜯어보는데에 두려움은 없다.
  • VITAMIN-E, hloc, Visual-LiDAR fusion과 같이 아직 내가 접해보지 못한 분야의 데모를 실제로 보게 되었다.
    이론을 이해하고 구현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은 굉장히 멋진 것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스터디가 내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원래 목적은 10주 안에 AR 마커 트랙킹 + Sliding window optmisation 기반 visual odometry를 섞은 시스템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개발 도중에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했다.

  • MSVC 환경에서 모든 라이브러리 셋팅을 맞추고 시작했음에도, 자동으로 OpenCV, Eigen, GTSAM 등 필수 라이브러리를 git repo에서 땡겨와 프로젝트를 설정하는 CMakeLists.txt를 만들고 싶어졌다.
    여기에 1주일 반을 날렸다.

  • MSVC 환경에서 모든 라이브러리 셋팅을 맞추고 시작했음에도, ‘SLAM 하는 사람이니까’ Ubuntu + gcc 환경에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ssd를 주문하고 듀얼부팅 셋팅을 맞췄다.
    이런 결정을 내리고, 주문하고, 부품을 기다리고, 삽질을 하고 익숙해지는데에 시간을 낭비했다.

  • 스터디에서 실험 데이터셋을 하나 만들어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AirSim을 이용해서 가상 데이터셋을 찍어내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데이터셋은 사실 필요한 사람이 직접 구하면 되는거였다.

  • 마지막 4주간 회사에서 빡빡한 마감 일정 + 야근을 요구하였다.
    때문에 마지막 4주 동안 거의 개발을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이번 스터디에서 처음에 목표로 삼았던 시스템 개발에 실패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른 참여원의 다수가 처음에 계획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다.
스터디 리더인 내가 영 속도를 내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책임을 느낀다 ㅠㅠ…

원래는 이 스터디가 끝나고나서 공간 컴퓨팅 LAB을 열려고 했었다.
근데 이런 형태의 스터디는 아직 미완성이라고 판단된다.
같은 방식으로 랩을 연다면 똑같은 이유로 흐지부지하게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미래에 100% 성공할 수 있는 목표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장애물이 생길 때 마다 대처하는 것도 준비성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뭔가 모든 목표를 100% 완성하지는 못해도… 마일스톤을 확실하게 정해둬서 그 마일스톤을 넘겼다는거에 의미를 두면 조금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SLAM DUNK 이론 스터디

SLAM KR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SLAM DUNK 이론 스터디“에 현재 진행형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주 주말 Zoom으로 만나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는데, 굉장히 많은 내용을 배우고 있다.
여기서 나는 SLAM 기술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과, RANSAC 테크닉에 대한 발표를 맡았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가는 스터디인 점이 마음에 든다.

이번 스터디로부터 기초적인 부분에서 많이 배워가고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내 기초적인 부분은 비어있었다.
이번에 스터디에서 ‘bundle adjustment 코드를 보면 딱히 probability, distribution 등을 다루는 것 처럼 보이지 않는데, 이게 어떻게 단순 최적화가 아닌 MAP estimation인지 이해가 안된다’ 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말문이 막혔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보면, SLAM 이전부터 나는 무언가를 공부할 때 항상 말로 풀어내는 cause & effect 방식으로 먼저 익혔다.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데는 효과적이였으나, 실제 구현이나 깊은 이론을 이해할 때는 항상 빈 부분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때마다 다시 공부하여 수학적인 이해를 채웠다.

확실히 이 방법은 빠르게 많은 내용을 익히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결국에는 다시 깊게 공부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의 내 포지션에서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일까?
배울건 아직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속도를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다.


cv-learn 블로그

내 이전 블로그인 cv-learn 블로그Notion Awards에서 거론되었다!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ㅎㅎ)

cv-learn 블로그에는 올해 약 9~10월까지 글을 작성했다.
이 중 Robust estimation 글, 50가지 SLAM 기술 면접 질문 글, C++ 공부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공부한 것을 글로써 적어내는 것은 정말로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다.
인앤아웃으로 이해해야 나만의 방식으로 온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기에… 절대 시간대비 효율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글을 적다보면 ‘이게 맞는건가?’ 라는 질문이 생긴다.
이런 의심이 들 때 포기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누구에게도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게 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글을 적을 때는 모멘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기 시작한 순간부터 3일을 넘긴다면 그 글은 절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해에 적다가 포기한 글만 20개는 넘어가는 것 같다.

글을 적을 때도 목적과 마일스톤을 확실히 잡고, 이슈가 생길때마다 하나씩 빠르게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 Github blog

cv-learn은 올해 약 9~10월정도까지 사용하였고, 무료 호스팅의 daily request 리밋 문제로 인해 현재는 changh95.github.io로 옮겼다.
아직 새 블로그에는 제대로 SEO 셋팅이 충분히 되지 않았다. (얼른 해야지…)

새 블로그는 hexo를 사용해서 만들었다.
심플한 레이아웃에 github 계정으로 답글을 다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아주 마음에든다 😺

새 블로그에서는 11월 24일부터 시작해서 가능한 빠르게 매일 글을 적어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실시간 컴퓨터 비전을 위한 C++ 최적화 시리즈를 번역하면서 약 2주동안 매일 글을 적는 버릇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CVPR, IROS와 같은 국제 학회의 SLAM 워크샵 내용을 정리한 글을 올리고 있다.

2021년 상반기까지는 아마 학회영상 위주로 적을 것 같다.
그 후에는 기존의 cv-learn을 github 블로그로 전부 올려야한다 (꽤 많은 양이다!)


지름, 지름, 지름

가전제품 최고야…

델 모니터 2대, 커스텀 기계식 키보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갤럭시 S20 울트라, 델 노트북…

오래 쓸 수 있는 제품들 + 만족감 위주로 질렀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알뜰한 구매 프로세스를 모르다보니 ‘흑우’소리를 많이 들었다 ㅠㅠ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용품, 업무에 자존감을 갖게해주는 용품, 롱런에 도움이 되는 용품이 주가 된다.

하지만 그래도 슬슬 소비보다는 저축과 투자를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공부 욕심

Getting out of my comfort zone이 이번 해의 업무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m not walking alone

작년에는 연구소였던 우리 팀이 개발팀으로 바뀌면서, 이번 해에는 연구보다는 엔지니어링에 치중했다.
그렇기에 이번 해 내 업무중에는 논문을 읽거나 SLAM과 관련있던 업무는 하나도 없었다.
처음에는 논문을 읽고 구현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senior가 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스킬도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회사에서는 엔지니어링, 퇴근 후에는 SLAM 논문을 읽는 주경야독을 했다 ㅋㅋ.
SLAM과 연구/논문은 그냥 취미였고, 회사에서는 순전히 엔지니어링만 했다.
그리고 언젠가 엔지니어링 기반이 잡히면, 내가 읽어온 논문 중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ㅋㅋ


하지만 쉽지 않았다… ㅠㅠ
처음 해보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 시뮬레이터
  • 모던 OpenGL
  • 모던 C++
  • 파이썬 + 주피터
  • 실험 자동화 인프라 구축
    등등…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는 ‘너무 시간을 뺏기지 말고, 빠르게 무언가를 만들자‘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숙련된 팀원의 눈에는 내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숙련자의 눈에서 봤을 때 개발 속도가 느린건지, 아니면 처음하는 것을 고려해서 늦은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배우는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빠르게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하까?
현재 내린 결론으로는, 우선 많이 하다보면 나만의 방식을 익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2021년에도 포기하지 말고, 떨지말고 꾸준히 배워야겠다.

2020년 연차의 최소 절반은 배우기 위해 쓴 것 같다.
재밌는 논문이 나오면 반차를 써서 근처 카페로 가서 논문을 읽었다.
ORB-SLAM3 가 나왔을 때 진짜 부리나케 카페로 달려간게 기억난다 ㅋㅋ

물론 그 당시에는 신나서 그렇게 한 것도 있지만…
연말에 돌이켜보면, 오히려 내가 엔지니어링에 집중해서 빨리 끝냈으면 연차 없이 논문 볼 시간이 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난다 ㅋㅋ

이번 해 버추얼 학회들은 주경야독에 굉장히 효과적이였다.
학회 참가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을 뿐 더러, 다들 밤 시간에 진행되었다.
집에 있는 노트북과 컴퓨터들 다 써서 관심있는 워크샵/튜토리얼들을 다 녹화하고, 오전에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봤다.
그 때 진작에 노트를 만들어 둘 것이 많이 후회된다 😢

CVPR, ECCV, IROS, RAL, SIGGRAPH Asia에서 SLAM과 자율주행, 드론 관련 워크샵과 튜토리얼은 다 녹화해두고 상당수를 봤다.
최신 연구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Geometric vision 분야도 이제 딥러닝이 거의 필수적으로 공부해야하는 것이다.
최신 연구에서는 Self-supervised learning, contrastive loss, self-attention 등등 최신 딥러닝 개념들도 충실하게 이해하는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종종 새로운 아이디어를 NeurIPS나 ICLR 등 진짜 딥러닝 학회에 나온 연구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있었다.
이 연구를 쫒아가기 위해서는 나도 딥러닝 공부 및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

2021년에는 최신 SLAM 연구의 동향 파악이 끝나면 우선 NetVLAD와 딥러닝 피쳐 기술을 사용한 hierarchical localisation 기술을 먼저 확인해보고싶다.

2020년 내내 공부해야할 것은 점점 더 많이 보였고, 월급은 차곡차곡 들어오고, 욕심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다보니 월급을 술술 책으로 다 빠졌다.

CPU가 아닌 GPUFPGA도 공부해보고 싶었고…
수학도 다시 확실하게 잡고 싶었고…
딥러닝도 공부하고 싶었고…
최근에는 C++ 쪽을 깊게 보고 있다 ㅋㅋ

2021년에는 공부하기에 부족함은 없을 것 같다 ㅋㅋ…
대신 2020년에는 이곳저곳 방황했으니… 2021년에는 한 뱡향을 확고하게 잡은 후 어느정도 익힐 때 까지 방향을 돌리지 않으려고 한다.


논산 훈련소

2021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논산 훈련소를 다녀온 것이다.
사진은 영장을 건네주시는 우리 팀장님… ㅋㅋㅋ

연구원들을 많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읽고싶던 논문과 책을 많이 읽고 왔다.
Bundle adjustment, ORB-SLAM, SVO, DSO 논문을 읽고 왔는데, 그 때 SLAM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2021년에 되고 싶은 모습

2020년에는 너무 감사한 일이 많았다.
2021년에는 나도 주변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간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3개를 한번에 얻기는 어렵지만… 노력을 게을리 하진 않을것이다 😺

  • 여유
  • 구현력
  • 학습력

사람이 너그러워지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주기 위해서는 내면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면에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는 업무적으로 데드라인 등에 쫒기지 않아야한다.
그런 의미로 업무적으로 요구되는 것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어야한다.
실력만 없고 성격이 좋은 사람이 더 독이 된다는 말도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게 빠르게 바뀌는 기술분야인만큼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된다.
어제는 딥러닝을 안 쓰다가, 오늘은 텐서플로우/파이토치를 써야하고, 내일은 IPU나 FGPA를 하고 있을수도 있다.
현재 상태에서 best를 찾되,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면 바뀌어야할 줄 알아야한다.

이런 모습으로, 내년에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또 멋진 일을 하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