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단계별 스타트업에 취직/이직할 때 물어봐야할 질문들

질문을 왜 해야해요?

  1. 회사의 목표와 나의 목표가 잘 맞는지 알기 위해
  2. 회사가 가진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3. 경영진/실무진의 마인드와 업무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4. 회사에 대한 나의 관심을 어필하기위해

회사에 지원하면 면접을 보게 됩니다.

많은 지원자들은 면접관들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에 회사의 문화나 마인드셋에 질문을 가지지 않습니다.

회사에 전적으로 나를 맞추겠다고 하며, 자연스럽게 ‘‘의 포지션이 됩니다.

 

저는 이 면접 과정이 사실 마치 ‘소개팅‘ 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회사가 우리의 능력을 평가해서 합/불을 가르는게 아니라, ‘우리도 회사를 평가하고 갈지말지 고르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성공적인 연애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와 내가 둘다 깐깐하게 따지고 정말 궁합이 맞는지를 봐야하듯이, 회사와 나도 속깊은 상의를 통해 서로의 궁합을 봐야합니다.

그래야 회사와 지원자 모두에게 윈-윈인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의 투자 단계별로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공유합니다.

노트: 다 물어보기에는 아마 시간이 부족할거에요! 본인의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질문하시길 ㅎㅎ

 


공통 질문

  1. 제가 속하게 될 팀의 분위기 / 팀 컬쳐는 어떤가요?
  2. 저의 팀장/매니저가 되실 분은 어떤 업무 스타일을 선호하시나요?
  3. 어떤 커리어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4. 팀장/PM/매니저 님과는 얼마나 투명한 소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5. 평소 업무 페이스에서는 어느정도 워라밸이 있을까요?

어떤 환경에서든 ‘내가 업무를 하게 되는 팀‘, 그리고 ‘‘에 대한 질문은 항상 하게 됩니다 ㅎㅎ

2번 질문은 꼭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Pre-A 단계

  1. 시리즈 A를 받기 위해 (또는 현재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task는 무엇인가요?
  2. 회사가 과거에 피봇팅을 한적이 있나요? 했다면 몇번, 어떤 제품으로 피봇팅하셨나요?
  3. 이 제품으로 창업을 하신 이유가 뭔가요? 우리가 이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가 뭔가요? 우리가 성공한다면 왜 성공하게 될까요?
  4. 현재 Burn rate가 어느정도인가요? (i.e. 회사가 가진 돈이 바닥나려면 얼마나 남았나요?)
  5.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마스터 플랜 / exit 전략은 무엇인가요?
  6. (처우 논의 시) 스톡은 얼마나, 베스팅 기간 얼마에, 기대가치 얼마정도로 주실 수 있나요?
  7. 제가 엔지니어로써 얼마나 권한을 가지게 되나요?

성공할 스타트업에서는 성공에 대한 ‘갈망’이 보입니다. 아직 세상은 좋은 제품을 보지 못했으나, 적어도 이 회사 대표님 만큼은 세상을 놀라게 할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을 가져야합니다. 이러한 확신을 가진 대표님들이 답을 할 수 있는 질문들을 늘어놨습니다 - 첫 투자를 위한 계획, 전략 변화, 제품에 대한 확신, 현재 재무 상태 등등입니다.

신입분들께는 첫 회사로써 Pre-A 스타트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Pre-A 스타트업은 엄청나게 빠른 의사결정과 전략변화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신입분들이 빠르게 정확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는걸 기대하기에 무리가 있고, 신입분들께서는 잡다한 일을 정말 짧은 사이클을 가지고 업무를 하기 때문에 탄탄한 업무 프로세스를 익힐 수 없습니다. 보통 Pre-A 스타트업에서 좋지 못한 커리어의 시작을 끊으신 분들께 ‘2년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력서에 적을만한건 없고 잡부처럼 일했다’ 라고 하시는 안타까운 경우가 보입니다.

대신, 어느정도 업무 경력이 있으시고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Pre-A 스타트업을 추천드립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쏟아부어 초창기 스타트업의 스톡을 챙기시고, 추후 그 스톡의 가치가 몇천배 몇만배가 되었을 때 회사와 같이 exit (i.e. 은퇴)를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A~B 단계

  1. 후속 투자를 받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가요?
  2. 투자자 중 가장 많이 투자를 한 곳이 어디인가요? 경영 간섭이 혹시 있나요?
  3. 현재 저희가 집중하는게 어떤 분야인가요? (i.e. 제품/시장 검증, 제품 안정화, scale-up)
  4. 경쟁사에 대비해 우리가 갖춰야할 강점/차별점은 무엇일까요?
  5. 현재 단계에서 업무 페이스/분위기는 어떤가요? 리스크를 지고 빠르게 치는 스타일인가요? 아니면 안정적으로 성장을 하는 편인가요?
  6.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몇개정도일까요? PM 분들 중 기술적인 배경이 있으신 분이 있으실까요?
  7. (처우 논의 시) 스톡은 얼마나, 베스팅 기간 얼마에, 기대가치 얼마정도로 주실 수 있나요?
  8. 현재 Burn rate가 어느정도인가요? (i.e. 회사가 가진 돈이 바닥나려면 얼마나 남았나요?)
  9.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마스터 플랜 / exit 전략은 무엇인가요?

시리즈 A~B 단계에서 물어볼 질문들은 ‘시장을 잘 이해하는지‘와 ‘더 많은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합니다.

시리즈 A~B 단계는 회사가 제품의 초기 형태로 시장/투자자에게 인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한번 검증을 거쳐 그만큼 안정성은 생겼지만, 회사의 가치는 이미 꽤 올라간 상태이고 지분도 투자자들에게 꽤 넘어간 상태입니다 (그만큼 우리한테 돌아오는 스톡이 작아졌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후속투자를 받기 전에 돈이 동나버리면 역시 그대로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단계입니다.

이 때부터 회사는 살아남기 위해 ‘시장을 잘 이해‘해야합니다. 제품의 차별점을 확고하게 잡아야하고,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도 잘 해야하고 개발역량도 키워야합니다. Pre-A 단계에서는 소규모 인원으로 프로토타입 제품만 잘 만들면 됬지만, 시리즈 A~B부터는 이전보다 많은 고객에게 더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회사의 인원이 적으면 20, 많으면 100명을 넘어가면서 임원진에게는 다수의 인원을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시리즈 C~D 단계

  1. 업무에 사용되는 개발 인프라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나요?
  2. 현재 시장을 어느정도 점유하고 있나요? 성장 속도가 어떻게 되나요?
  3. IPO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궁금합니다.
  4. 복지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5. Exit 전략이 어떻게 되시나요?
  6. 이 포지션을 채용하시는 이유가 어떻게 되시나요?

시리즈 C~D 단계에서 물어볼 질문들은 ‘Exit 전략 / IPO 가능성‘과 ‘편한 생활‘(ㅎㅎ) 입니다.

시리즈 C~D 단계는 이미 주력 제품의 로드맵이 확고하게 잡힌 상황이며 상장을 위해 달려가는 단계입니다. 우리에게 돌아올 스톡은 굉장히 작아졌거나 없을 확률이 높으며, 대신 회사가 그동안 많은 노하우로 구축한 탄탄한 개발 인프라가 있을 확률이 높고, 필수 시니어 인력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좋은 복지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다보니 신입 엔지니어들이 입사 했을 때 얻는 이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i.e. 실력 좋은 시니어, 좋은 복지, 좋은 개발 인프라 및 프로세스)

이 떄는 exit 전략이 중요합니다. 회사는 1. 다른 큰 회사에 피인수되려고 하거나, 2. IPO (상장)을 할 수 있습니다.

피인수됨으로써 exit를 하는 경우에는 ‘어디에 피인수되려고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Apple에 피인수되는 상황이라면, 내 소속은 곧 Apple 엔지니어가 될겁니다 (와!). 반대로 피인수에 대해 꿈만 꾸고있고 후보군이 없다면 위험도가 많이 높을겁니다.

IPO를 통해 exit를 하는 경우에는 ‘IPO를 위한 조건‘을 봐야합니다. 좋은 기술을 통해 기술상장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지원자가 박사급인 경우 큰 인센티브를 받고 입사할 수 있습니다. Scale-up을 통해 상장을 하는 경우, 지원자 개인에게 크게 돌아오는 보상은 없겠지만 복지가 좋을 확률이 높으며 회사가 좋은 개발 인프라와 시니어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종종 ‘신사업‘을 통해 제품의 다양성을 넓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종종 시리즈 C~D 단계에서 보기 힘든 스톡이 지급되기도 합니다.

 


Post-IPO

  1. 업무에 사용되는 개발 인프라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나요?
  2. 회사 개발조직 / 기획조직은 어떻게 구성되어있나요? 각 조직에 어느 수준의 전문가 분들이 계신지 궁금합니다.
  3. 현재 어떤 challenge가 있을까요?

이미 상장을 한 기업입니다. 더이상 스타트업이 아니게되며 (ㅎㅎ), 회사는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가 됩니다.

제가 아직 Post-IPO 기업에 대해서는 경험이 부족해서 의견을 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아마 ‘어떤 이유로 채용을 하는건지‘가 궁금할 것 같습니다. 초창기 스타트업에 비해 훨씬 확립된 개발 프로세스, 역으로 이야기하면 경직된 프로세스에서 작업을 할텐데, 그런 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점들이 있는지 질문을 할 것 같습니다.

 


대기업

  1. 신규입사자 교육기간이 어느정도 되나요?
  2. (입사 후 프로젝트가 배정되는 전형이라면) 프로젝트를 배정할 때는 어떤 기준으로 배정되나요?
  3. (입사 때 부터 어떤 프로젝트에 배정되는지 아는 전형이라면) 현재 프로젝트는 어떤 단계에 있나요?
  4. 오피스 위치가 재배치 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대기업은 가본적이 없어서 -.-…

대기업은 교육 프로세스, 개발 프로세스, 복지에 대해서는 보장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신 그만큼 지원자 개인으로써는 ‘톱니바퀴’ 취급을 당하게 되는 거구요. 그러면 직원/개인으로써 보장되야하는 이점과 안정성이 최대화되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